20140602 결국 폭발하다 교실은 후덥지근한데 바람이 너무 강해 창문을 열 수가 없었다. 불쾌지수는 끝을 모르고 높아만 갔다. 정말 오랜만에 내준 숙제를 검사해보니 반 정도만 해왔다. 그마저 제대로 한 아이는 몇 되지 않았다. 방송실 업무를 마치고 돌아오니 S가 울고 있었다. J가 마시던 우유를 자신의 우유.. 교실 이야기/민주적인 교실 2014.06.02
20140530 아이들이 내린 답 = 어른들의 잔소리 체육시간인데 H가 교실로 들어서며 나에게 물었다. "여자애들 어디 갔어요?" 응? 이게 무슨 소리야. H의 말만 듣고는 상황 판단이 잘 안되어 함께 1층으로 내려갔다. 아이들은 체육 활동을 하지 않고 쓰레기를 줍고 있었다. 그 아이들에게 사정을 듣고 나니 그제서야 어떤 상황인지 알 수 있.. 교실 이야기/마음 성장하기 2014.06.01
20140529 소설 하나 지어볼래? 아침부터 글쓰기 공책과 필기도구만 들고 도서관으로 갔다. 시간표에 '소설'이라 적어둬서 아이들은 뭘 할지 예상하는 듯 했다. "지금부터 소설을 써볼 거예요. 이 말을 들으니 막막하죠? 어떻게 하든 좋아요. 책을 읽고 그것을 그대로 옮겨적어도 좋고요, 약간씩 변형해도 좋아요. 자신의.. 교실 이야기/즐거운 공부 2014.06.01
20140527 공든 탑이 무너져도 웃는다 우리 학교는 음악과교육연구학교면서 뮤지컬 운영학교이다. 공교육 현장을 잘 모르시는 분은 좋은 거구나 생각할 수도 있겠다. 속사정을 아시는 분은 어떤 상황인지 짐작하실 것이다. 이런 사업이 만연한 학교에서는 선생님과 아이들은 전시 행정에 치여 여유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다.. 교실 이야기/즐거운 공부 2014.05.30
20140526 여자의 화장과 남자의 착각 "이번 시간은 남녀 따로 수업을 할 거예요. 3주 전 회의에서 그렇게 하고 싶다고 했잖아요. 선생님 기억력 좋죠?" "우와! 대단하다." 아이들이 설레는 표정으로 어떤 말이 이어질지 기다렸다. "여자 친구들은 영상을 볼 거고요, 남자 친구들은 협의실에서 선생님과 대화를 할 거예요." 여자 .. 교실 이야기/즐거운 공부 2014.05.27
20140523 가장 큰 적은 내부에 있다 오후 체육시간에는 1반과 교내 스포츠리그 시합을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체육하러 간 사이 이런저런 업무 처리를 했다. 업무를 마치고도 시간이 남자 아이들을 보러 운동장으로 갔다. 운동장에는 우리반과 1반 남자아이들이 치열하게 축구를 하고 있었다. 흐뭇한 표정으로 둘러보는데 .. 교실 이야기/마음 성장하기 2014.05.25
20140522 괴롭힘에 대처하는 방법 H가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결석을 했다. 비록 상태가 걱정이 되긴 했지만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던 터라 한편으로는 다행이었다. 무슨 기회냐고? H에 대해 속시원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다. H는 조금 특별하다. 생김새도, 하는 행동도. 그 때문에 어려서부터 놀림을 많이 .. 교실 이야기/마음 성장하기 2014.05.25
20140520 비록 시험은 끝났지만 "선생님, 어떻게 앉아요?" 지난 진단평가 때 평소 앉던 자리에서 조금씩만 떨어져 앉은 것이 기억에 남았나 보다. "지난 시험 때는 점수에 부담이 없었지만 이번에는 너무나 답답하면 친구의 답을 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을까 걱정이야." 대여섯 명의 아이들이 자신은 안 볼 자신이 없다.. 교실 이야기/행복한 삶 2014.05.24
20140516 문제를 풀 때에도 권리와 책임대로 휴일까지 지나니 아이들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나보다. 좀처럼 시험연습을 하지 않던 아이도 뭔가를 풀고 있었다. 수업을 시작하며 한 가지 질문을 던졌다. "시험은 왜 생겼을까?" 농담 반 진담 반의 대답이 몇 개 나왔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하나는 우리가 무엇을 알고 모르.. 교실 이야기/민주적인 교실 2014.05.24
20140514 시험연습을 하더라도 즐겁게 학교로 가는 발걸음이 무거웠다. 시험연습을 해야한다는 생각이 머리에 가득하니 그럴 수밖에. 어차피 하기로 한 거, 즐겁게 하자. 칠판에 시간표를 적었다. 놀이, 놀이, 영어, 놀이, 놀이. 아이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에이, 설마." "선생님, 장난이죠?" "저 시간표 선생님이 쓴 거 맞아요?.. 교실 이야기/행복한 삶 2014.05.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