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보면 한 순간의 결과가 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긴장감에 경직될 때가 있지요.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고백하기 위해 다가갈 때,
수능 시험지와 단 둘이 마주할 때,
긴 시간 동안 이뤄진 소중한 사람의 수술이 끝나고 의사가 나에게 다가올 때,
그럴 때마다 우리는 너무나도 작은 나를 발견하게 됩니다.
작다 못해 초라해 보이기도 하네요.
어제, 대학원 입학 시험 감독을 했답니다.
수험생 모두 얼굴이 잔뜩 굳어있더군요.
조심스레 많이 긴장되겠다고 말했더니 몇 분의 얼굴이 편안해졌어요.
이어 공감하는 내용의 짧은 농담을 던졌더니 여기저기서 웃음소리가 들리더군요.
그 시간이 큰 변화를 가져오지는 않았겠지만, 그러면 어때요.
누군가와 잠시라도 연결됐는걸요.
어찌 보면 자신이 작아보이는 건, 세상에 혼자만 덩그러니 놓여져 있고 이 거대한 벽을 혼자 넘어야한다는 중압감 때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벽에 압도된 사람에게 곁에 누군가가 있다고 말을 건내거나 손을 잡아준다면 비록 혼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라도 기운이 나지 않을까요.
당신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도록 먼저 손을 내밀고 싶습니다.
누구도 대신할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당신,
고단하고 힘에 부쳐도 묵묵히 하루하루 이어나가는 당신,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