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즐거운 공부

20140214 역사는 삶이다

아상블라주 2014. 2. 16. 19:11

마지막 체험학습의 주제는 역사였다.


조립하기에 자신 있는 정도에 따라 모둠을 나눠

역사 구조물을 조립했다.

설명서부터 차근차근 읽어가며 하는 모습이

제법 전문가의 기운을 풍겼다.


이제는 도움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활동을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보니

아이들을 떠나보낼 때가 되었나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문득 2교시에만 조선시대의 전통의상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 떠올랐다.

이제는 아이들보다 선생님이 더 부족하구나.

급하게 전통의상을 입어보고 싶은 아이를 뒤로 나오게 했다.

체험학습 전에 조사할 때는 부끄러움에 입지 않겠다고 한 아이들이 

나오란 말이 끝나기 무섭게 우르르 나왔다.


왕처럼 어험 하며 다니기도 하고

내시처럼 목소리를 얇게 내기도 했다.


서로의 모습을 보며 웃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의상체험이 끝나고 다시 조립에 열중했다.

종이 구조물은 빠르면 한 시간, 길게는 두 시간이면 됐는데

목재 구조물은 세 시간이나 걸렸다.


처음에는 협동과 분업이 잘 됐지만

진행이 어려워지자 얼굴빛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큰 문제 없이 조립을 마치고 환하게 웃는 아이들.

삶에서 끝없이 반복되는 갈등을 이렇게 잘 해결해나갈 수 있기를.


오후에는 송용진 선생님을 모시고 강의를 들었다.

섭외 과정이나 준비할 때 어려움이 많았는데

아이들, 선생님 모두 반응이 좋아 뿌듯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유행어 등을 적절히 섞어 가며

궁궐 이야기를 진행해나가는 모습을 보며

내가 부족한 부분을 배울 수 있었다.


아이들을 들었다 놨다 하던 선생님께서

진지한 얼굴을 하며

역사는 반복되니 슬픈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대처할 수 있다고 했다.

고개를 끄덕이는 아이들.


이제 남은 역사 수업은 한 시간.

아이들은 어떤 시각으로 역사를 바라볼까.

적어도 책에 있는 옛날 이야기로 끝내지는 않았으면 좋겠다.

역사는 삶이라는 것을 느꼈으면 좋겠다.

우리는 과거와 동떨어진 존재일 수는 없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