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유럽에서 살다

D-1

아상블라주 2015. 6. 15. 22:34

이제 12시간 후면 출발이다.

여전히 과제와 여행 준비로 정신이 없다.

오후에는 강렬한 태양빛 아래 배낭을 메고 서울을 돌아다녔다.

필요없는 짐을 빼 무게를 줄였음에도 제법 힘이 든다.


음식은 챙겨가지 않으려고 했는데 막상 고추장을 보니 저절로 집어들게 되더라.

건식 김치도 처음엔 4개만 장바구니에 넣었다가 결제하기 직전에 6개로 채웠다.

환전을 마치고 장난감 같은 유로화를 손에 드니 이제 정말 가는 구나 싶었다.


어떻게든 되겠지 하며 첫날 숙소도 예약하지 않았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아침에 독일 학생이 자기 집에서 지내라며 연락이 왔다.

2주 전에 카우치 서핑을 통해 잠자리를 요청했을 뿐인데 수락해주다니!

경사났네, 경사났어.

시작부터 감이 좋다.

첫 시작을 깔끔하게 만들어준 청년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70일의 여정인데 아무 일정도 없다.

독일,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를 경유할 예정이다.

어디를 가볼까. 누구를 만나볼까.

발 길 닿는 데로 가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