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이야기/나를 표현하다

깨달음의 순간을 마주한 벗에게

아상블라주 2015. 1. 17. 09:48

어려운 길 걷기 시작한 너에게 축하와 격려의 박수를 보내고 싶다. 너의 글을 보며 문득 든 생각을 밑에 남겨볼게.


깨달음의 순간에는, 다시 태어나는 기분을 느끼는 순간에는, 무척이나 황홀하지.


하지만 이전의 나도 지금의 나도 모두 나였다는 것. 나라는 존재는 어떤 개체로서 오롯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삶과 다른 모든 것의 유기적인 관계 안에서만 존재하기에 그 깨달음의 순간조차도 삶의 한순간임을 인정하고, 잠깐 즐거워하고 삶에 물들일 수 있으면 그때 비로소 공자가 이야기하는 '학이시습지 불역열호' 의 상태에 놓이는 거라 생각한다.


깨달음은 어떤 거대한 변화를 꿈꾸게 하지만 한 순간의 자극이란 너무나도 쉽게 사라지는 것. 그것을 움켜쥐고 계속 떠올리려 발버둥칠 때야 비로소 깊은 내면에 항상 머물러 있게 되지.


다른 넓은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은 흑백 TV를 보다가 최신 TV를 보는 느낌과 비슷하기도 하지. 처음에는 너무나 신기하고 아름답지만 금방 익숙해지고 또 다른 것을 찾게되는 것처럼. 그러나 TV 밖으로 시선을 돌릴 수 있다면 더욱 선명한 세계가 내 눈 앞에 있으니, 세상을 한 눈에 바라볼 수 있는, 그런 위대한 시각을 갖고 싶다는 욕망이 생기기도 한다. 그것을 위해 살아간다는 것 자체로도 의미있는 일이겠지.


깨달음의 순간을 마주하며 경탄하고 고민하는 너의 모습을 보며 나에게 하는 말을 너에게도 남긴다. 아직도 무수히 남은 깨달음의 순간을 기다리고 기대하며 묵묵히 살아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