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면 1.
4학년 동료 선생님께서
자신이 맡은 아이의 이야기를 하나 들려 주셨다.
반 아이들과 인생그래프 그리기 활동을 하는데
한 아이가 자신은 5학년이 되면 무척 행복할 거라 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5학년이 되면 내 제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서였다.
(내가 2년째 5학년을 맡아서 그렇게 생각한 듯 했다.)
장면 2.
최근 목포교육모임을 재정비하면서
몇 분의 선생님께서 새롭게 합류하였다.
알고보니 그 중 한 분은 예전부터 블로그 등을 통해
꾸준히 내 글을 접하셨다고 했다.
그를 통해 많이 느끼고 교실에도 적용하려고 노력했다고 하셨다.
장면 3.
한 동료 선생님께서 웃으며 말씀하셨다.
내가 다음 해에 교원대로 파견을 가니
자신들도 서운하지만 그보다
학생들과 학부모들께서 더할 거라 하셨다.
최근에 겪은 일 중 몇 가지를 적어 보았다.
사실 이런 경험이 많아질수록 더욱 글을 쓰기가 두려워진다.
한 해 동안 제법 많은 글을 쓰고, 온라인에 올렸다.
그 경험은 나를 성장시키기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현실의 나와는 달리
어느새 참 괜찮은 사람으로 포장된 것만 같았다.
나는 앞과 같은 말을 들을 만한 사람인가.
나는 내가 쓰고 말하는 대로 살아가고 있는가.
얕은 지식과 생각으로 가득 채워진 글과 말,
그것과도 다른 나의 모습에
내 자신이 더욱 초라해 보인다.
요 며칠간 빈수레가 요란하다는 말이
머리에서 떠나지가 않는다.
나는 훌륭한 선생님이 아니다.
나는 대단한 사람도 아니다.
나는...
그렇다고 자책하며 나를 낮출 필요도 없다.
누군가가 실제 내 모습보다
나를 좋게 평가한다면 부끄럽지만 받아들이되
자신의 본모습을 놓치지 말자.
다만 나는,
내가 공부하고 깨닫는 대로 살아가려 노력하면 될 뿐이다.
조금 더 무겁게, 조금 더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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