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번.
하루 동안 이뤄진 상담 횟수다.
어제 있었던 중학생의 괴롭힘.
4기 H가 카카오스토리에서 언어 폭력을 당한 것.
짝꿍의 태도에 자신감 하락.
동거인에게 맞은 것에 대한 분노와 고민.
옆 반 학생과의 싸움.
친구가 나를 싫어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두려움.
J 보호자와의 상담.
4기 B의 현재 담임 선생님에 대한 불만.
상담만으로도 여유가 없는데
아침부터 갑작스레 추진하게 된 번개연수까지.
하루가 어떻게 흘렀는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수업을 다 해내고
연수까지 잘 마칠 수 있어서 참 다행이다.
예전에는 사건이 하나 생기면
그것에 정신이 쏠려 다른 것들이 무너졌는데
이제는 여러 가지 일에 시간과 기운을 분배하는 모습을 보면
그래도 성장했구나 싶다.
달라진 점이 무엇일까?
우선, 감정에 깊이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이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
아이들의 감정은 화났다가 기뻤다가 슬펐다가 빠르게 변하는데
나는 쉽게 변하지 않아 서로를 이해하지 못했고
한편으로 속상했다.
'쟤들은 눈치도 없고 속도 없나?'
그런 생각을 해도 더욱 감정이 불편해지는 것은 나였다.
그렇다고 애들에게 마음을 바꾸라고 할 수도 없는 것 아닌가.
여전히 잘 되지는 않지만,
이제는 하나의 사건으로 인한 감정이
다른 일에는 영향을 주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둘째로는 상담 경험이 많아지면서
기력이 얼마나 소진될 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지,
지금 해결 가능한 지 등의
판단이 빨라졌다.
그에 따라 미루거나 방법을 달리하는 식으로 대처한다.
이것 말고도 더 있을 법 한데.
나중에 천천히 생각해야지.
잘 버텼다.
장하다, 지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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