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흔들린다.
내 마음이, 내 생각이.
누군가를 따라가지 않고
새 길을 만든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다.
이제는 어느 정도 길을 냈다 싶다가도
어느새 헤매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아이들이 바라는 만큼 하지 못하거나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때면
내 안 깊숙이 숨어있던 조급함이 고개를 치켜든다.
아이들이 교과서 내용을 잘 이해하지 못해
시험 점수가 낮게 나오면 어떡하지?
권리와 책임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것이 맞나?
남은 시간을 좀 더 효율적으로 써야 하지 않을까?
다른 반에 비해 진도가 너무 느린데.
어깨 위에 걱정이 쌓일 수록
몸이 무거워지고 생각은 둔해진다.
감정은 하향곡선을 그린다.
이 상태가 길어지면
나도, 아이들도 힘들어진다.
얼른 빠져나와야 한다.
이런 경우를 많이 겪다 보니
이제는 제법 요령도 생겼다.
가장 좋은 방법은 다른 생각은 모두 접어두고,
그저 아이들을 바라보는 것이다.
그들의 해맑은 미소는 나에게 잘 하고 있다며 응원해준다.
내가 가는 길이 새 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기 위해
멀리 있는, 오랜 벗과 스승을 찾는 방법도 있다.
비록 책을 통해서 만날 뿐이지만
그들은 충분히 걸어갈 가치가 있는 길이라며
나를 다독여준다.
나의 삶과 내면을 돌아보는 것도 좋다.
큰 오류와 왜곡이 없는 나의 삶 그 자체를 나는 사랑한다.
못나고 부족한 점이 많지만
우직하게 내가 믿는 바를 향해 걸어가는 모습도 대견하다.
스스로 가치 있는 걸음을 하고 있다고 굳게 믿는다.
그래.
흔들림은 내가 성장하고 있음을 뜻하겠지.
성장통은 기꺼이 받아들이자.
다시 중심을 잡고 천천히,
한 걸음씩.
아이들과 나의 성장을 믿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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