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마음 성장하기

20140212 다시, 웃음꽃이 피다

아상블라주 2014. 2. 12. 14:53

교실에 들어서자마자 JS를 불렀다.

JS가 어제 아빠에게 어떻게 해야할지 물어봤더니

그 아이와 일대일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좋겠다 하셨다고 했다.

 

나는 고개를 끄덕이고 조용히 YN를 데리고 협의실로 갔다.

JS의 사정을 전해주고 의향을 물었더니

굳은 표정으로 그러겠다고 했다.

 

둘을 마주 보게 하고 나는 그 옆에 앉았다.

나는 둘의 마음 상태를 간략히 이야기해주고

JS에게 궁금했던 것을 말하라고 했다.

 

조심스럽게 JS가 자신을 왕따 시킨 이유를 물었고,

그에 YN가 눈물을 흘리며 옛 일을 풀기 시작했다.

 

지난 4, JSYN는 짝꿍이 되었다.

활달한 YNJS에게 먼저 말을 걸었는데

내성적인 JS가 대답을 하지 않은 것이 불행의 시작이었다.

YNJS가 자기를 무시한다고 생각해

JS의 행동 하나하나가 점점 싫어졌고,

그 때 제일 친했던,

우리반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BE이에게 그 마음을 전했다.

YNBE이가 JS에게 점점 적대적이 되어갈 때,

YK이가 JS의 공책에 너희들에 대한 욕이 적혀 있었다고 했고,

그때부터 돌이킬 수 없는 관계가 되어버린 것이었다.

 

조용히 듣던 JSYN의 말이 끝나자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다.

공책에 적은 것은 너희들의 욕이 아니라 3, 4학년 때 싫었던 애들 이야기였다고.

그래도 처음 네가 나에게 말 걸었을 때 대답하지 않아 미안하다고.

 

이어 JS는 그동안 자신의 생각과 감정을 이야기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말하더니 어느새 눈물이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그래도 너희들이 나쁜 아이가 아니니까 자신이 참다 보면 괜찮아질거라 생각했고, 엄마나 선생님에게 말하면 너희들에게 피해가 갈까 말하지 못했다고.

그러다 너무 힘들어 엄마에게 말했더니 엄마가 학교에 몇 번이나 찾아가려 했는데 자신이 말렸다고.

그러면서도 집에서 창문을 볼 때 뛰어내릴까 생각도 자꾸 들었다고.

 

JS의 말을 들으며 YN의 눈에는 쉼 없이 눈물이 차올랐다.

이야기가 끝나자 YN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하며 흐느꼈다.

 

나 역시도 다시 한 번 JS에게 미안하다고 했다.

또한 그 동안 잘 참았고, 이렇게 이야기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어느 정도 진정이 되자 JS에게 더 궁금한 점이나 알고 싶은 것이 있냐고 물었다.

JS의 얼굴에는 어느덧 밝은 빛이 돌았다.

JS, 12월 이후 관계가 많이 좋아진 것 같은데 아직도 친구들이 먼저 다가오는 경우가 적고, 6학년이 됐을 때도 걱정이라고 했다.

 

도움을 줄 만한 친구들과 함께 이야기해보자 했더니

EAW이를 지목했다.

 

EAW.

JS가 왕따를 당할 때 먼저 다가간 아이들이다.

 

중간놀이 때 EAW이를 불러 음악실로 갔다.

W이가 먼저 JS 이야기냐며 물었다.

 

아침부터 JS가 한동안 없었던 것이 신경이 쓰였나보다.

 

JS의 상황을 간략하게 설명하고

의견을 물었더니

W이는 JS에게 미안하다며 눈물을 보였다.

자신은 왕따를 당해본 적도, 직접 본 적도 없어서

막상 JS가 왕따를 당하니 어떻게 해야할 지 몰랐다고 했다.

괜히 끼어들면 자신도 왕따를 당할까 걱정도 됐고.

 

그런데 EA가 아무렇지도 않게 JS에게 다가가자

자신도 다가갈 수 있었다고 했다.

왜 처음부터 그러지 못했는지 정말 미안하다 했다.

 

함께 한 2년 동안 눈물을 보인 적 없던 EA

JS가 많이 힘들었을 것 같다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고맙게도 둘 모두 남은 시간 JS에게 더 신경 쓰고

6학년이 되어서도 JS를 돕겠다고 했다.

그 마음과 예전에 먼저 손 내밀어준 것이 무척 고마워

둘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AW이가 3교시에 늦게 들어온 것이

JS는 꽤나 신경이 쓰였나 보다.

쉬는 시간이 되자 곧장 나에게 상황을 물었다.

잘 되었다며 안심시키니

JS의 초조했던 얼굴에 웃음이 활짝 폈다.

 

이 웃음.

다시 잊지 않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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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교시에는 다음 아이들에게 보내는

한 줄 편지를 작성했다.

처음엔 적을 게 없다 하더니

이내 칠판이 꽉 찼다.

 

신발장 자리,사물함 자리 다 우리가 정한다.

선생님은 장기를 잘한다.

쌤은 아빠같아

쌤은 우릴 사랑한다.

선생님은 우리를 생각한다.

선생님은 권리와 책임을 가르치신다.

우리 선생님은 공부를 교과서만 안하고 다른것도 하고 공부가 재밌다.

선생님 못 생겼다.

선생님 잘 생겼다

우리반은 '고래가 그랬어'가 다 있어.

영화 안보여 주신다.

선생님과 함께하면 재밌고 시간도 빨리간다.

30

선생님은 제주도 출신

쌤은 심심할 틈을 안주심

선생님 반이 됐을때 부터 학교생활이 편하다

싸우면 상담 Uj

우리반 선생님 이제 늙는다^^

어쩔땐 남자가 나가서 축구 할때 있다

우리는 끝날때 '바로,' 이라고 한다

우리 학급의 선생님은 매 안때리신다

우리 선생님 똑똑하시다

선생님 오래사세요

선생님 고마워요.

선생님 꼭 같이 지내요

선생님 생일파티 많이한다

회의 많이 한다

선생님은 이상하다

선생님 포스트잇 잘 사용함

경험 해보지 못한 활동들을 많이함

매 안 때리셔

선생님 웃을때 잘해라^^

선생님은 헤어지기 전에 사진으로 동영상을 만든다

선생님은 착하시다

자리는 1달은 마음대로 자리를 바꾸고 1달은 제비뽑기야

시험따위 공부 안함!

학교에서 논다

선생님 화 잘 참으심

선생님은 역사 가르치면 벅차오르는 성격

선생님은 참 스마트 하심

선생님은 엽사를 많이 찍음

선생님에게는 사랑한다는 말 많이 해주렴

선생님은 재미있는 놀이를 한다

우리의 말을 잘 들어주셔

선생님은 우리사진을 많이 찍어

싸우면 상담 기분 안좋으면 상담

학예회 때 악기만 한다

너희들이 징하게 말 안들으면 선생님 폭발 하니깐 조심해라

선생님은 현장체험학습이나 버스탈 때는 자리로 마음대로 할수있다

회의를 해서 우리반 규칙을 직접 정해

선생님은 자상하다

쌤은 누구한테나 잘 대해준다

우리 쌤이 아홉수때 만났다

우리 선생님 방송 담당이시다

학예회 때 춤을 해서 선생님의 춤실력을..!!

선생님, 시간에 예민함

만약 누리보듬 5기가 5학년이라면 역사수업할때 우리반 쌤이랑 하면 완전 재밌음 개잼!

쌤 여장하면 이쁠거 같다

쌤 못생겼는데 잘생겼지만 못생겼다는게 함정

선생님은 사랑스럽다

선생님 좀 있으면 결혼할거야 아마도...

선생님은 빼빼로 데이나 발렌타인 데이는 사양함

선생님은 사람 마음을 잘 헤아리신다

선생님은 책임과 자유를 강조하신다

선생님 시험 못보면 편지 써줌

선생님 밖에 나가면 성격이 바뀐다

쌤은 지도를 잘 그리셔

밥 먹으러 갈때 조용히 안하면 밥 못 먹는다.

자상하심

우리반 쌤 기념일 많이 안챙긴다.

선생님이랑 있으면 재밌는 일을 많이 한다.

선생님 사회수업 지존!

누리보듬 4기는 숙제가 없었다.

쌤 화나면 무섭다!!조심해.

피구 할때 종목이 물귀신 저승사자 등 많아.

방학숙제 없어

쉬는시간 넘어간 만큼 쉬는시간 더 줘

재밌는 활동 많이 한다.

선생님 성교육 잘함 (찡긋)

쌤 초상권 침해함;(주의)

간식 꿈은 접어라

대신에 1달에 1번 과자파...아니 생일 파티

우리반은 교실놀이를 많이 한다.

 

요녀석들.

그래도 함께한 일 년을 이렇게 간직해주니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