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행복한 삶

20131202 모둠 세우기

아상블라주 2014. 2. 9. 10:55

12월의 첫 교육일, 어김 없이 모둠 세우기를 했다.

올 해는 아이들의 의견에 따라 한 달은 제비뽑기, 한 달은 마음대로 안는 방식으로 한다. 이번 달은 마음대로 안는 차례이다. 규칙은 간단하다. 한 모둠에 남자 2명, 여자 2명이 들어가게끔 하는 것과, 겹치는 경우 가위바위보를 하는 것이다.


몇 번 해보다보니 이제 아이들이 더 규칙을 잘 안다. 그래도 다시 한 번 규칙을 상기시키고 칠판에 크게 책상배치도를 그렸다.

"여기 앉을 사람?"

하고 물어보며 한 자리 한 자리 짚었다.


아이들은 아침부터 친한 친구들끼리 어떻게 하면 앉을 수 있을지 전략을 짜놓았지만, 다른 친구들의 선택에 따라 계획이 바뀔 수도 있어 안절부절했다. 조심스럽게 "저요!" 라고 손을 드는 아이가 있고 그 때마다 서로 눈치로 신호를 보냈다.


'저 자리는 포기하자. 반대쪽을 공략하자!'

어떻게든 자기가 원하는 배치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세상 일이 쉽지 않은 법.

기회를 놓치고 나면 더욱 고민에 빠지게 된다. 그러고는 서로 양보하기도 하고, 차선책을 선택하기도 했다. 모든 아이들이 선택을 하면, 겹쳐지는 아이들끼리 가위바위보를 한다. 한 달을 결정짓는 순간이라 더욱 긴장이 되었다.


"가위, 바위, 보!"

"아싸!"

"으악~"


이긴 아이는 환호성을 지르는 반면, 진 아이는 울상이었다. 어쩌겠는가.


최종적으로 선택된 대로 자리를 옮겼다. 대부분이 만족해하지만 몇몇 아이들의 표정이 심상찮았다. 나는 애써 모른척하며 모둠세우기를 진행했다. 이런 분위기를 바꿀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은 한바탕 노는 것이니.

간단하게 모둠 가위바위보를 몇 번 했더니 분위기가 살아났다. 심지어 모둠끼리 잘 맞는다고 좋아하기도 했다. 여세를 몰아 모둠 이름과 각자의 모둠 역할을 정하는 시간을 가졌다. 


아이들이 모둠 활동을 하는 동안 여전히 풀이 죽은 아이 한 명(혼자만 남자고, 다른 모둠원 모두 여자였다.)에게 다가가 공감해주고 모둠 아이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적극적으로 모둠에 참여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하루 동안 모둠활동을 많이 했는데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서로 힘을 합치는 모습이 무척 대견했다. 이번 달 모둠세우기 성공!? 며칠은 더 지켜봐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