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무슨 일 있어요?"
평소 옷을 차려입지 않던 내가 격식을 갖춰 입은 모습을 보고 동기가 물었다.
"그 날이잖아요."
"아......"
일 년 전, 긴 기간 동안 어두운 옷만 입고 다녔다.
사회적 상례(喪禮)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들의 슬픔이 승화되길 바랐다.
세월은 무심하게도 흘러 벌써 일 년이 되었다.
바람과는 달리 그들의 슬픔은 잦아들지 않고 오히려 더해간다.
반대로 사회적 슬픔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느린 속도로 상복을 차려 입고 집을 나선다.
유가족의 진실을 향한 울부짖음과 안전한 사회에 대한 요구는
어느 순간 돈의 논리 앞에서 보조금을 위한 이기적인 주장이라며 왜곡되었다.
세월호의 죽음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당장 오늘 나 또는 내 가까운 사람에게 안타까운 일이 생길 수 있다.
그때 많은 이가 함께 슬퍼해줄 수 있는 사회라면 얼마나 좋을까.
오늘따라 바람이 유난히 매섭다.
따스한 봄은 언제 오는 걸까.
'나의 이야기 > 나를 표현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고개를 떨구다 (0) | 2015.04.20 |
---|---|
당신에게 부치는 편지 (0) | 2015.04.18 |
어떻게 대학원 파견 근무를 하게 되었나요? (0) | 2015.03.23 |
좀 더 나은 세상을 꿈꾸며 (0) | 2015.03.08 |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 (0) | 2015.03.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