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태가 무척 좋아졌네요.
처음 왔을 때 너무 좋지 않아 낫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이 정도면 정상이나 다름 없죠."
의사선생님께 연거푸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진료실을 나오는데 자꾸만 눈앞이 흐려졌다.
눈물을 멈출 수 없어 얼른 비상계단으로 몸을 옮겼다.
모든 것이 마냥 고마웠다.
세상을 보고 소리를 들을 수 있으며
심장이 뛰는 그 모든 것이 감사했다.
부모님과 소중한 분들에게 연락해 함께 기뻐했다.
퇴원 절차를 밟으며
지금껏 돌봐주신 의사선생님과 간호사분들께
선물을 건네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입원하는 동안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은
자연을 거닐며 살아 숨쉬는 소리를 듣는 것이었다.
병원을 나서자마자 영산강으로 갔다.
푸르디 푸른 하늘과 강이 어우러진 모습을 보며
내 마음도 푸른 빛으로 물들었다.
귓가를 스치는 바람 소리는 나를 반기는 듯 했다.
햇볕이 강할 시간이라 걷다 보니 땀이 났지만 그 조차도 행복했다.
온 몸의 힘을 뺀 채 하늘하늘 발걸음을 옮겼다.
내 눈 앞의 모든 광경과 세상에 가득한 아늑한 소리는 나를 편안하게 했다.
그동안 나는 얼마나 스스로에게 채찍질 했던 것일까.
마음을 비운 채 햇살 아래서 걷는 것만으로도 이렇게 행복한 걸.
책 읽고 싶을 때 독서하고,
자연을 즐기고 싶을 때 밖으로 나가 걷고,
앉고 싶을 때 자리에 풀썩 앉아 쉬는 것.
그리고 소중한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
그것이 행복이더라.
지금껏 꿈은 나를 움직이는 동력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알겠다.
결국 꿈도 나의 일부에 불과한 것.
그에 끌려다니지 않고
내 흐름대로 살아가면 될 뿐이다.
천천히, 내 속도에 맞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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