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교사는 임용이 되면
교실로, 현장으로 던져진다.
좋은 교사가 되겠다는 부푼 꿈은
발령이 나고 며칠 만에, 혹은 몇 시간 만에
심한 경우에는 학교로 가는 길에
산산조각이 난다.
그때부터 교사는 차가운 현실에서
'생존'하기 위해 몸부림치며 살아간다.
여느 직업이면 혼을 내면서도 조언하는 이가 있건만
홀로 교실에 있는 교사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하냐고 물을 수도 없다.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대학에서 배운 것은
얼마나 이론과 현실이 괴리가 큰지 일깨워줄 뿐이다.
하얘진 머리 위로 문득 떠오르는 것은
예전 선생님의 기억.
그는 이게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따라서 하기 시작한다.
숙제를 내고, 규칙을 만들고.
교생실습을 할 때는 마냥 천사같던 아이들은
어느새 그에게 고통을 주는 존재로 여겨진다.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행복할 때보다는
기운이 빠지는 경우가 점점 많아진다.
수업만으로도 정신이 없는데
'그 정도로 뭘' 하고 비웃으며
각종 공문과 행사가 쏟아진다.
어느 순간,
교사는 하루살이가 된다.
내일 수업만 겨우 준비하는.
아니, 그 정도면 매우 좋은 상황이다.
소규모 학교로 발령받을 경우에는
수업 시간이 되어야 처음 교과서를 펴기도 하고,
수업 시간인지 업무 시간인지 모르는 상황도 빈번하다.
'교육'이란 무엇인가
아이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하는가
따위의 고민은 사치일 뿐이다.
'생존'만으로도 버겁다.
그러나 그런 그에게도
가슴 한편에 담아둔 꿈은 있다.
좋은 선생님이 되는 것.
무엇이 좋은 선생님인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과 함께 행복하게 웃으며 수업하는 모습이
가끔씩 눈 앞에 아른거린다.
'교육 이야기 > 선생님의 마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승의 날이네요. (0) | 2014.05.15 |
---|---|
시험범위까지 진도는 마쳤지만 (0) | 2014.05.13 |
자극과 반응 사이 (0) | 2014.04.28 |
모두가 아프고 모두가 무력하다 (0) | 2014.04.18 |
교사에게도 요령이 필요하다 (0) | 2014.04.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