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검을 빼들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손 전체가 떨린다.
요동치는 심장 소리에 온 세상이 파묻힌다.
아직 경험이 부족하다는 뜻이다.
눈을 감는다.
길게 숨을 뱉다 멈춘다.
온몸에 가득한 힘을 빼고 서서히 늘어뜨린다.
머릿 속에서 원을 그리며 집중한다.
숨이 빠져나간 자리에 새로운 기운이 들어온다.
서서히 고요함이 내려앉는다.
검을 쥐려면 각오가 필요하다.
그러나 들고난 후에도 경직된 상태라면 오히려 위험하다.
고민은 이제 접어두고 검에 나를 온전히 내맡긴 채 발을 옮겨본다.
그동안의 노력과 혹시나 있을 천운을 믿는 것이면 충분하다.
춤은 시작됐다.
밀양검무보존회 공연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