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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가 겪는 위기

아상블라주 2014. 8. 10. 09:22

자기를 제외한 나머지 세상이 시끌벅적하게 움직이는 동안 찾아온

정체감과 권태감에서 오는 것이 중년의 위기라면,

20대 위기는 

엄청난 불안감, 

끊임없는 변화, 

너무나 많은 선택에서 오는 갈등, 

공포스러울 정도의 무기력감에 대한 반작용이라 할 수 있다.

공허한 인생의 단조로움이 중년에 접어들어 

자신의 삶에 골똘히 몰두하도록 만드는 것처럼

불확실한 삶은 20대를 혼돈의 세계로 밀쳐낸다.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학교 너머 큰 세상으로 나가는 과도기는

준비되지 않은 20대에게는 가슴 철렁한 충격으로 다가온다.

그 결과 엄습하는 무기력감과 무능감, 우유부단과 불안이야말로 

20대에 흔히 겪는 경험이다.


-Alexandra Robbins and Abby Wilner, 

Quaterlife Crisis: The Unique Challenges of Life in Your Twenties 

(New York: Tarcher/Putnam, 2001), 3-4.


대학은 이제 여러 모로 고등학교 시기의 연장에 불과하며 

아동이 어른으로서 한층 성숙해가는 참된 고등교육기관으로서의 의미는 퇴색하고 있다.


동시에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치솟은 학비 때문에

학자금 대출로 삶을 저당잡힌 학생들이 빚을 갚기 위해

졸업과 함께 좋은 보수의 직장을 좇게 되면

그만큼 치열한 취업 경쟁에 뛰어들 수밖에 없다.

많은 졸업생들은 다이몬(본성)이 이끄는 대로 진로 탐색을 하지 못하고

부채의 부담에 눌려 졸업과 동시에 처음 맞이하는 직장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된다.

기초 교육만 받으면 경제적 독립을 위해 거쳐가는 경로 역할을 했던

초보 수준의 직장은 더 이상 찾아보기 어려우며,

과거 같으면 한 직장에서 잘 버티기만 해도 점차 밟고 올라설 수 있던 직업의 사다리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

그 대신 보수는 적고 가치와 의미가 바라던 바와 맞지 않는 직업을 찾기 일쑤다.

과거와 달리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책임과 능력은 저평가되기 때문에

중요한 직책을 맡을 자격도 안 된다고 여겨진다.

그 결과 오늘의 젊은이들은 불안정한 직장과 생활 여건 때문에

독립적으로 살기에 충분한 돈을 모을 수도, 

어엿한 성인으로 기능하는데 필요한 생활 방식을 누릴 수도 없다.

-Anton Allahar and James Cote, Richer and Poorer: The Structure of Social Inequality in Canada

(Toronto; Lorimer Press, 1998), 107-10


- 크리스 메르코글리아노 <길들여지는 아이들> (민들레, 2014) 가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