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야기/아이의 마음

아이들에게도 고민은 있다

아상블라주 2014. 2. 13. 16:41

오늘은 4교시 모두 교과전담 시간이었다.

아이들이 수업을 받는 동안

오후에 있을 진로교육 워크샵을 준비하였다.


수업 사이 쉬는시간마다 교실에 들린 아이들은

나를 껴안기도 하고 장난을 걸기도 하며

함께 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러다 여자 아이 몇 명이 옷맵시가 이상하다며

조언을 하고 옷매무새를 가다듬어 주었다.


심지어 Y는 

'조심해서 다녀오세요. 

안전운전 하시고, 졸음운전 하지 마세요. 

가서도 잘 하시고 ……'

라며 헤어지기 전까지 계속 당부의 말을 건넸다.


이렇게 아이들이 오히려 나를 아이처럼 챙겨주는 모습을 보면

쑥스럽기도 하고 뭉클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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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에는 나주의 작은 초등학교에서 5, 6학년을 대상으로

진로교육 워크샵을 진행했다.

주제는 '우리들이 생각하는 좋은 친구'로 정했다.


13명 밖에 되지 않았지만

전혀 알지 못하는 아이들을 데리고 워크샵을 진행하는 건 처음이라

어떻게 진행될지 예측할 수 없어 긴장됐다.


시작은 조금 경직된 분위기였다.

그러나 우리반 아이들의 행복한 모습을 보여주고,

이렇게 웃으며 학교 생활을 할 수 있다고 하니

얼굴이 조금씩 편안해지는 것이 보였다.


우리반 아이들이 이렇게 웃을 수 있는 이유는 많지만

선생님이 고민을 해결해주기 때문이라고 하며,

함께 어떤 고민이 있는지 알아보자고 말했다.


아이들은 조금씩 마음 속에 있는 고민을 꺼냈고

점점 함께 공감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게임, 밥, 성적, 부모님, 외모 등

아이들에게는 많은 고민이 있었다.

어른들은 가볍게 여기지만,

아이들에게는 무척이나 큰.


그 중에 '친구'에 대해서 함께 해결해보자고 말했다.

'좋아하는 친구와 싫어하는 친구의 특징'을 모아보게 했다.

아이들은 익숙치 않은 활동인지 처음엔 쭈뼛쭈뼛 했는데

어느새 칠판은 종이로 가득 찼다.


'좋은 친구'는

착하고 나를 이해해주는 것이 가장 많이 나왔고,

'싫은 친구'는

내가 싫어하는 일을 하고, 욕하고 싸우는 것이 가장 많이 나왔다.


격한 공감이 끝난 뒤 

자신은 어떤 친구인지 생각해보고 그것을 종이에 적어보게 했다.

다 적은 종이를 가슴에 안고

눈을 감아 자신이 좋은 친구가 된 모습을 상상하도록 했다.


끝나고 한 명씩 나오게 하여 인사를 하고 상품을 줬다.

환하게 웃는 아이들이 얼마나 예쁜지.


아이들은 정말 즐겁고 좋은 시간이었다며

다음에도 꼭 와달라고 부탁했다.


순수하고 맑은 아이들.

이런 아이들과 함께할 수 있어 정말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