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상블라주 2015. 5. 24. 14:47

어려서부터 말을 잘 한다는 소리를 제법 들었다. 지금도 언제 어디서든 내 생각을 말로 전달하는 것은 자신 있다. 이오덕 선생은 말하듯 글을 쓰는 것이 좋다고 했다. 그런데 나는 왜 글쓰기를 어려워하는가. 


기술이 발달한 지금,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을 쓸 때 손이 아닌 컴퓨터로 쓴다. 자연히 쓰는 속도가 빨라져 생각나는 대로 타자를 치면 순식간에 화면에 나타난다. 말하는 속도대로 글로 옮길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내가 글을 쓰기에는 최적의 환경인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 한 편 쓰는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글쓰기를 방해하는 습관이 있다. 하나는 자주 문장의 짜임새를 검토하는 것이다. 윗 문장과 아랫 문장이 어울리는지, 논리에는 오류가 없는지 확인한다. 다른 하나는 단어 하나를 선택할 때 사전까지 뒤적이며 많은 고민을 하는 것이다. 둘 다 나쁜 습관은 아니다. 하지만 퇴고할 때 할 일을 글을 쓰며 하는 것이 문제다. 그러다보니 생각의 흐름이 자연스럽게 글에 녹아야하는데 자꾸 막히게 된다.글솜씨에는 자신이 없지만 완벽하고자 하는 욕심은 있어 글쓰기가 더욱 어렵게 느껴진다.


당분간 생각을 그대로 글로 옮기는 연습을 해야겠다. 다작을 해보는 거다. 한 주제에 대한 생각을 정리하면 곧장 써내려가자. 퇴고는 글을 마치고 나서 해도 충분하다.


지금까지 적은 내용은 깊은 생각 없이 써내려간 것이다. 앞 문장을 쓰며 생각이 멈춘 순간, 문장을 검토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역시 습관을 바꾸는 것은 쉽지 않다. 반복 밖에는 답이 없다.


작성 시간 : 5분 미만

퇴고 시간 : 40분 정도


결국 연습량이 부족한 탓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