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과정에 돌직구를 던져라 - 정성식
교육과 관련된 직업에 종사하지 않으면 쉽게 접하지 못하는 단어, 교육과정.
풀어서 설명하자면 세상에 존재하는 수많은 것 중에
어떤 것을 가르치면 좋을까 하는 고민에 대한 하나의 답이라고 할 수 있다.
설명만 들으면 제법 괜찮은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교사에게는 짐에 불과할 뿐인 경우가 허다하다.
교사에게 교육과정은 현실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허울좋은 단어의 나열로 만드는 두꺼운 종이더미일 뿐이다.
너무나 공고하기에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철벽.
교육이라는 드넓은 벌판을 가로막는 그 장벽에 교사들은 넘을 생각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상황에서 한 교사가 벌떡 일어나 냅다 돌을 던진다.
계란으로 바위치기다.
그런데 이 사람, 그러거나 말거나 계속 던진다.
그 끈질김에 처음엔 냉소만 보내던 사람들까지도 집중해서 쳐다보게 된다.
서서히 주변에 사람이 모여 함께 던진다.
그 두터워 보이던 벽에 균열이 가더니 그 틈새로 삶이란 공간이 펼쳐진다.
이 책은 한 초등학교 교사가 주변 분들과 함께 돌직구로 뚫어낸 돌파구를 다뤘다.
교사들이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교육과정에 질문을 던지고
자신 역시 그 질문에 답하며 새로운 교육 모습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담았다.
교수는 종이 한 장이 교육과정인데 왜 교사는 책 한 권인가?
캐비닛에만 담아둘 교육과정을 왜 만드는가?
그렇다면 무엇을 덜어내 가볍게 만들 것인가?
교육과정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함께 교육과정을 연구할 공동체를 만들어보는 건 어떨까?
전체적으로 거칠긴 하지만 살아있는 연구보고서 같은 책이다.
우리에겐 이렇게 현장에 기반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래야만 현실과 괴리되지 않은 교육정책이 만들어질 수 있기에.
저자의 묵직한 돌직구를 맛보고 싶다면 얼른 책을 펼쳐보길 바란다.
정신이 번쩍 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