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이야기/선생님의 마음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아상블라주
2011. 12. 1. 18:09
제목은 거창하게 썼지만 정말 아무 생각없이 쓴 푸념입니다. 방금 교사회의를 마치고 집에 오자마자 이렇게 글을 쓴다. 누구에게 이 말을 꺼내야할지 몰라서이다. 오늘 회의는 중요한 안건 때문에 열렸다. 바로 한 해 교육의 큰 틀을 결정하는 교육계획을 논의하는 것. 처음부터 이 회의에 큰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 나는 내년에 이 학교를 떠날 예정이고, 여기에 있다고 하더라도 학교교육계획대로 교육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구성원이라는 책임감 때문에, 그리고 조금이라도 학생들에게 성적에 관한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적극적으로 회의에 참여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의가 끝난 지금, 난 엄청난 혼란에 빠져 있다. 과연 나는 계속 교사를 해도 되는 것인가, 아니면 떠나야 하는 것인가. 공교육을 하는 교사와 나는(이렇게 극단적으로 나누면 안되겠지만) 본질적으로 가치관에서 많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어울리기 힘듦을 절실히 깨달았다. 참고로 나는 우리 학교 선생님들을 매우 좋아한다. 인간적으로. 그리고 같이 잘 어울려 지낸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는 어쩔 수 없이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야할까? 막막하다. 그냥 훌쩍 그만두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싶은 마음과 그래도 내가 목표한 건 이루고 나와야지라는 마음이 내 안에서 충돌하고 있다. 나는 대한민국의 교사다. 나는 대한민국의 초등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공무원이다.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