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실 이야기/즐거운 공부

토끼와 자라가 되어

아상블라주 2014. 6. 19. 18:21

"읽기 책을 읽고 연극 준비를 하세요."


책을 다 읽은 아이들은 서로 역할을 나눴다.

한 팀당 7~10명인 상황에서

교과서에 나오는 역할은 10개였으니

1인2역을 하거나 대본을 수정해야 했다.

역할을 나누며 작은 마찰이 생기기도 했지만

큰 무리 없이 연습을 마칠 수 있었다.


1시 40분쯤 역할을 나누기 시작해서

2시 30분까지 연습을 했으니

겨우 50분 만에 대본을 외우는 것부터

소품 준비, 연기 맞추기까지 완료한 것이니

얼마나 대단한가.


내가 한 일은 영상으로 기록을 남기는 것과

마찰이 있을 때 중재를 해준 것 뿐이었다.

아, 주의사항 몇 가지를 말해준 것도 있구나.


투덜투덜 하며 서로 잔소리도 하고 남을 탓하기도 했지만

아이들은 자신들이 얼마나 성장했는지 감이 잡히지 않나 보다.

나중에 시간을 내어 꼭 알려줘야겠다.













결과도 예전에 비해 매우 훌륭했다.

한 팀당 약 8~10분 정도 진행이 됐는데

모든 아이들이 대본도 보지 않고,

각자의 역할에 맞게 어투도 바꿔가며 곧잘 했다.


특히 D의 열연은 아이들의 탄성을 자아내게 했다.

토끼의 간사함과 오만방자함을 잘 살린 연기였다.


같은 대본으로 세 팀이 했음에도

각 팀의 색깔이 묻어나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아이들의 수준이 점점 높아져가니

내 욕심도 커져만 간다.

자제하자.

그래도 기쁜 건 어쩔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