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228 누리보듬 5기 환영합니다
약속한 대로 10시에 학교 앞에 모였다.
나도, 아이들도 온몸에 근육통이 있었다.
아이들은 놀며 쉬며 교실을 정리하고,
나는 바닥의 묵은 때를 벗겨내고
구석에 숨은 먼지와 쓰레기들을 치웠다.
점심 전에 아이들은 보내려 했는데
요 녀석들, 갈 생각을 않는다.
닭고기 튀김을 사주라는 성화에 못 이긴 척 주문했더니 환호성을 질렀다.
함께 튀김가루와 양념을 흘려가며 맛있게 먹었다.
오후에는 새 아이들을 맞을 준비를 하려고 했는데
이번에 우리 학교로 전입 온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어제 힘들게 교실 정리를 마쳤는데
학교에서 갑자기 교실을 바꾸라고 해서 도와 달라고 했다.
학교의 결정이 황당하고 어이가 없었지만
상황을 바꿀 수 있는 것도 아니라서
아이들과 함께 후배를 도왔다.
후배와 같은 반이 되는 아이도 있었고,
좋은 선생님으로 보여서 그랬는지
기분 좋게 돕는 모습이 좋아 보였다.
(다행히 후배가 새로운 교실에서 잘 적응하지 못할까
가장 걱정하던 아이들을 맡게 되었다.)
대충 마치고 나니 어느새 세 시가 넘었다.
아이들은 교실 뒤를 꾸미고
나는 첫날부터 내가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그 사이 자기들이 몇 반인지 알게 된 아이들은
이제는 나와 다른 교실에서 생활한다는 것이 실감 나는 모양이었다.
"선생님, 우리가 이렇게 청소하고 꾸몄다고 다음 애들에게 말해주세요."
"우리한테 했던 것보다 5기들에게 더 잘해주세요!"
"그래도 우리와의 추억을 잊지 마세요."
"자주 놀러 올 거예요!"
어떻게 잊을 수 있겠니.
고맙다.
너희들 덕분에 다음 아이들이 더 행복할 거야.
나도, 아이들도
누리보듬 5기를 환영합니다.